어김없이 겨울이 오며 다시 한번 큐베이스의 업그레이드 시기가 되었다. 올해는 예전보단 좀 빠른 시기에 발매가 되었는데 원래는 12월경이었고 이번엔 11월이다. 나 역시 그냥 빠른 시기에 업글하는게 속이 편한 걸 안지 오래라 벌써 구매를 했다. 예전 큐베이스 프로9 버전과 가장 큰 차이점을 세가지 들라면 내부연산이 32비트 부동소수점 방식(32Bit Floating)에서 64비트 부동소수점(64Bit Floating)으로 바뀐 것과 오토메이션의 완전한 곡선 구사가 가능해 진 점 그리고 인서트 슬롯이 16개로 늘어난 점이다. 개인적으론 인서트 슬롯수가 반갑다. 이제까진 플러그인을 미묘하게 걸지만 여러개 걸어야 하는 작업들이 있을 땐 채널을 하나 더 써야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을 듯하다. 게다가 플러그인 별로 프리페이더(Pre-Fader)와 포스트 페이더(Post-Fader)를 각자 설정할 수 있게 되어 라우팅의 자유도가 훨씬 높아지게 되었다.
이번 포스팅에선 이전 버전의 큐베이스 9 Pro와 이번 버전인 큐베이스 9.5 Pro의 차이점을 살펴보는게 아니라 9.5버전을 기준으로 프로, 아티스트, 엘러먼츠 버전의 차이점을 알아보려고 한다. 각자 가격 차이가 상당히 나는 편이고 보안방식도 다르긴 한데 과연 저가 버전은 어느 정도로 효용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다. 기본적으로 Cubase 9.5 Pro에만 있지만 다른 버전엔 없는 기능들과 Cubase 9.5 Artist에는 있지만 Cubase 9.5 elements에는 없는 기능들을 비교해가며 이야기 해보겠다.
먼저 가장 상위 버전인 큐베이스 9.5 프로에는 있지만 큐베이스 9.5 아티스트에는 없는 기능들이다.
-프로만 5.1 서라운드 지원 : 내 경우엔 가끔 5.1 작업을 해야할 경우가 있긴 했는데 글쎄..어차피 작업환경이 2채널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작업자에게 큰 의미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실제 하드웨어 인풋 아웃풋 갯수가 프로는 각 256개 지원 아티스트는 각 32개 지원 : 대부분 뮤지션들은 물리적 입력을 많이 써도 오디오 인터페이스 한 두개에 adat 컨버터 한 두개 정도이기에 숫자만큼의 실제 사용시의 체감은 별로 없다고 본다.
-프로는 오디오 트랙과 미디트랙이 무제한 사용가능하나 아티스트는 오디오 64채널 미디 128채널로 제한 : 대부분 작업자들은 트랙을 잘 정리한다면 여기까지도 아티스트 버전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내 경우엔 MTR 시절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핑퐁'에 꽤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제약이 있어 보인다. 분명 트랙이란 정리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채널을 분리하고 펼칠 수록 편한 작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허나 나 역시 큰 사이즈의 편곡이나 특별한 작업이 아니라면 아티스트 버전으로도 작업은 가능할 것 같다.
-프로는 인스트루먼트 트랙(Instrument Track)이 무제한이나 아티스트는 32개 사용 가능 : 이게 좀 아이러니 한게 인스트루먼트 트랙은 그 자체로 오디오 트랙의 역할을 다소 수행하기에 사실상 위의 오디오 채널 제약과 맞물려 아티스트 버전의 제약을 오히려 좀 풀어주는 면이 있는게 아닌가 한다. 물론 악기 숫자를 더 늘리고 싶은 경우도 있겠지만 컨탁(Kontakt)처럼 많은 악기를 로딩하는 샘플러 방식이나 멀티채널로 사용가능한 옴니스피어(omnisphere) 같은 악기들이 흔하기에 가상악기 숫자의 제약은 별 문제가 되어 보이진 않는다. 간혹 모자를 경우에도 바운스쳐서 정리할 수도 있을테고.
-프로는 64개의 VSTI 슬롯 아티스트는 32개의 슬롯 : 이건 좀 웃긴게 그럼 프로도 64개를 랙에 걸면 결국은 나머진 인스트루먼트 트랙으로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티스트의 32개 슬롯 갯수도 충분하지 않을 까 싶다만.
-프로는 퀵링크와 컨트롤 링크를 다 지원하나 아티스트는 퀵 링크만 지원 : 개인적으로 퀵 링크만으로도 잘 쓸 수 있다고 느끼긴 하지만 작업자의 스타일과 작업 내용에 따라 컨트롤 링크가 있으면 수월한 경우는 분명 있을 것이긴 하다.
-프로에만 다른 프로젝트 파일에서 트랙 임포트 기능 포함 : 실제 작업하다 보면 다른 프로젝트에서 트랙을 불러와야 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한데 항상 있는 일은 아니다 보니 조금 더 불편하더라도 아티스트는 다른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트랙을 익스포트하거나 미디파일로 뽑아서 불러오는 방식을 써야한다.
-프로에만 EBU 호환 라우드니스 미터링 지원(EBU-compliant loudness metering) : 흔히 말하는 LUFS를 세가지 경우(momentery,short term,intergrated)로 볼 수 있는 기능이 프로에만 지원된다는 이야기인데 내 경우엔 좀 큰 차이로 느껴진다. 이 방식의 미터링이 2010년 이후로 점차 확산되며 나 역시 완전히 적응한 상태인데 좀 차이가 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물론 원래 이 미터링을 안쓰던 사람이나 기존 RMS,Peak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 또는 LUFS를 다른 미터링 플러그인을 통해서 보는 사람들에겐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다. 내 경우엔 만약 아티스트 버전을 써야한다면 미터링 플러그인을 따로 사용할 것 같다.
-프로에만 Wave Meter를 제공 : 어떤 특정한 작업에서 트랜지언트 타이밍을 눈으로 확인하며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웨이브 미터가 필요한 경우는 별로 없을 거 같다.
-프로만 VCA 페이더 지원 : 이건 작업 스타일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수 있지만 VCA 페이더는 드럼 그룹이나 여타 여러 채널들을 동시에 컨트롤해야 할 때에 요긴하긴 하므로 약간은 아쉽긴 하다. 하지만 큐베이스에 VCA 페이더가 없던 시절에도 별 무리없이 작업이 가능했으므로 큰 차이로 보긴 힘들 거 같다.
-프로에만 컨트롤 룸(Control Room) 기능 지원 : 내 경우 예전에 녹음실을 따로 가지고 있을 땐 상당히 유용했던 기능이긴 한데 지금은 혼자 작업실에서 일을 하므로 별로 유용하게 쓸 일이 있는 기능은 아니다. 또한 RME 토탈믹스(Total Mix)를 잘 활용하면 거의 다 구현 가능한 기능들이기도 하다.
-프로에만 믹스 컨버트(MixConvert) 기능 탑재 : 서라운드 믹스를 스테레오 믹스로 바꾸거나할때, 즉 다운믹스(Downmixing)의 경우에 쓰는 기능인데 앞서 서라운드 믹스 지원 여부에서 말했듯이 특정 경우를 제외하면 큰 제약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프로에만 다양한 오토메이션 모드 설정 가능 : 오토메이션 작업시 touch모드 auto-latch 모드나 Virgin Territories 모드 등등 여러가지 옵션을 프로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느 건데 이건 작업 속도와 직결되는 부분이 크기에 아티스트 버전 유저는 좀 아쉬울 수 있다. 펀치 아웃시 이니셜 모드가 필요한 경우와 아닌 경우를 구분해서 쓸 수 있기만 해도 능률의 차이가 꽤 나기 마련이라서. 다만 손이 몇번 더 가는 걸 감수한다면 아티스트 버전에서도 못할 건 딱히 없긴 하다.
-프로에만 다이렉트 오프라인 프로세싱(Direct Offline Processing) 기능 지원 : 이번 9.5 업데이트에서 새로 추가된 기능인데 특정 이벤트에 관해 어떤 프로세싱을 가할 때에 한 과정을 매크로(Macro)로 저장해서 빠르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개인적으로 큐베이스의 기존 매크로 기능도 굉장히 유용하게 쓰는 편이라 이런 기능은 상당히 반가운데 아티스트 버전에선 쓸 수 없다고 하니 좀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프로에는 노트 익스프레션 기능이 아티큘레이션과 다이나믹을 좀 더 직관적임 : 아티스트도 노트 익스프레션 기능을 지원하지만 눈으로 보기엔 조금 더 불편하다고 한다. 다만 아티스트 버전을 써본 적이 없는 나로선 어떻게 불편한 건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프로는 오디오,미디 플러그인 갯수가 90개이고 아티스트는 70개 : 이건 경우에 따라 좀 다를 수 있겠지만 큐베이스 자체 플러그인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중에 아티스트 버전에만 빠진게 있다면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다만 내 경우엔 목록을 살펴보니 아티스트 버전에도 내가 자주 쓰는 플러그인들은 거의 다 있는 거 같다.
-프로와 아티스트 둘다 8개 그룹의 가상악기를 지원하나 프로엔 3000개 이상의 프리셋 아티스트엔 2600개 이상의 프리셋이 탑재 : 이건 뭐 별로 큰 차이라 하긴 어렵겠다. 개인적으로 프리셋을 싫어하는 편이기도 하고 악기 자체는 모두 동일하기도 하기에.
-프로에만 템포 디텍션 기능과 고급 오디오 퀀타이즈 기능이 있다 : 기본적으로 오디오 에디팅 툴은 거의 다 같고 이 두개의 차이라는 건데 아티스트를 써본 적이 없어 정확히 어떤 차이인지는 알기 어렵다. 다만 개인적으론 큐베이스 오디오 기능이 좋은 편이긴 하나 아직 수작업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아서 큰 차이라고 하기 힘들다고 본다.
-타임워프 툴이 프로가 더 직관적이다 : 이 역시 아티스트를 써보지 못해 어떤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타임워프 기능에 직관적이어서 더 유리한게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 큰 차이는 아닌거 같음. 어차피 똑같은 엘락스티끄 엔진을 쓰기도 하고.
-트랙 에디트 그룹(Track Edit Group)이 프로에만 있다 : 그룹 에디팅을 말하는 거 같은데 이거 상당히 편한 기능이고 별로 구현 제약이 있을 법한 것도 아닌데 아티스트에는 빠져 있다는 것이 좀 놀랍다. 상술이 보이는 느낌.
-바리오디오 2.0(VariAudio 2.0) 이 프로에만 있다 : 이건 오토튠이나 멜로다인을 주로 쓰는 사람에겐 큰 차이는 아닐 수 있겠지만 내 경우엔 굉장히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기에 상당히 큰 차이라고 느껴진다.
-OMF 관련 코덱이 프로에만 탑재되어 있다 : 무료 코덱별 포맷 컨버터들이 많기에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걸 뭐라고 아끼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배치 익스포트(Batch Export)가 프로 버전에만 제공 : 이건 멀티 뜰 때 공정을 확실히 편하게 해주는 기능인데 아티스트에만 이게 빠져 있다는 건 돈을 덜 낸 작업자를 컴퓨터 앞에 더 앉혀 놓겠다는 심술로 보인다. 역시나 상술이 드러나는 부분.
-VST Connect SE가 큐베이스 프로에만 지원 됨 : 이건 온라인 상으로 여러명이 화상 공동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로 알고 있는데 정말 단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대한민국 처럼 좁은 곳에선 만나서 작업하는게 훨씬 빠를 것 같다.
-Profile Manager 기능이 프로에만 있다 : 레코딩 모드와 미디작업 모드 등등 몇가지의 작업 방식을 다르게 운용하는 나 같은 경우엔 좀 유용하긴 하지만 결국 템플릿과 매크로, 키커맨드 저장 기능등을 사용하면 별 차이 없이 구현 가능한 기능이라 중요한 부분은 아닌거 같다. 단지 아티스트 버전에선 모드를 바꿀려면 클릭을 몇번 더 해야 할 뿐.
여기 까지해서 큐베이스 9.5 프로 버전과 아티스트 버전의 차이점을 다 살펴봤다. 더 저가 버전인 엘러먼츠 버전의 경우엔 아티스트 버전에서 여러 기능들이 더 축소되거나 빠져 있는데 앞서 설명한 부분들 중에 빠지는 것들이기에 일일이 이야기하는 것 보단 스테인버그의 비교 차트에서 한눈에 보는게 더 이해가 쉬울 거 같으니 링크만 첨부해둔다 (https://www.steinberg.net/en/products/cubase/comparison.html)
결론을 내려보자면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큐베이스 프로 버전이 아닌 큐베이스 아티스트 버전으로도 큰 무리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 쓴 차트를 보면 알겠지만 엘러먼츠 버전은 다소 부족한 면들이 많이 보이나 아티스트 버전 정도만 되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물론 아직 큰 사이즈의 프로젝트를 작업할 일이 없거나 간단한 구성의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겐 엘러먼츠도 충분할 수 있다.그것도 무척 저렴하게!). 나도 항상 프로 버전만 구매해 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큐베이스 프로만이 정답이란 생각, 이것도 하나의 편견에 지나지 않았나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