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어 어김없이 또 큐베이스의 새로운 버전이 발매되었다. 여러가지 눈에 띄는 기능들이 추가되고 수정되어 나왔다고 한다. 자세한 기능은 아직 나도 업글 전이라 다루긴 힘드니 다른 포스트에서 추후 다뤄볼까 한다. 이 포스팅에는 가격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또 한번 해보려 한다.

큐베이스 이번 버전은 최소 업글 비용이 99.99유로, 즉 한화 약 13만원 가량이 소비된다. 큐베이스 프로 버전 9.5에서 10으로의 업글 가격이다. 예전 9.0에서 9.5로 업글 할때엔 비용이 59.99 유로였다. 즉 차례대로 업글을 하는 유저라면 9.0에서 10 으로 업글 비용이 160유로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이다.

160유로, 오늘 환율 기준 2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현재 로직 평생 업글 풀버전의 구매엔 앱스토어에서 199달러(!)가 소요된다. 큐베이스 메이저 업글 한번에 소요되는 금액으로 로직은 평생 무료 사용이라는 것!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큐베이스가 로직보단 훨씬 나은 DAW라 생각한다. 그러나 로직이라고 해서 작업하는데 무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둘 사이의 가격경쟁력을 보면 로직이 오히려 압도적으로 훌륭하다. 더 이상 로직의 값비싼 동글키가 맥북이라는 농담도 하기 힘들 거 같다.


큐베이스의 쩜오 단위의 업글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혹할만한 업그레이드 요소를 한 두개쯤 집어 넣어둔다. 이제까지 그래왔고 이번도 마찬가지이다. 위 사진을 보면 이번 큐베이스 10 버전의 채널스트립인데 이제까지의 디자인에서 확 벗어나 마치 니브 포르티코의 500시리즈 모듈을 보는 듯한 디자인이 끌리긴 한다. (실제 스테인버그의 인터페이스들은 루퍼트 니브와 협약으로 제조하기 시작했고 플러그인들도 포르티코 계열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런 외관 뿐 안아니라 소소한 기능들도 여럿 있고 64비트 플로팅 연산이 확실하게 자리잡기도 했다. 이 외에도 Vari-Audio의 업글 등 분명 매력있는 요소들은 여러가지 포함되었다.

그런데 이게 과연 메이저 업그레이드의 가치가 있는가? 개인적으론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현재의 쩜오 단위와 정수 단위의 업그레이드 두가지가 합쳐져야 메이저 업그레이드라 부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눈에 띄는 부분 두어개 넣어두고 고작 '사이드 체인 걸기가 수월해졌다', '더블링 트랙 편집이 수월해졌다' 라는 식의 별로 대단치도 않은 내용을 메이저 업그레이드라고 내세우기엔 너무나도 상술의 냄새가 강하다.(게다가 다른 DAW에선 예전부터 다 되던 기능들이다)

프로툴스를 비롯하여 각종 플러그인 등등, 요즘은 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독 개념의 과금방식이 자리잡고 있는데 큐베이스 또한 매해 이런 방식의 업글 정책이라면 실질적 구독방식의 과금과 별 다를 바가 없어진다. 야마하라는 큰 회사가 인수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갈 수록 상업적 업그레이드 정책이 심해진다고 느낀다. 물론 당연히 이윤 추구는 해야겠지만 프로툴스가 네이티브 버전을 발표한 이후론 오히려 큐베이스가 가장 비싼 대중용 DAW가 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업글 비용 대비 내용물은 형편없다고 느끼지만 결국은 또 구매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팀원들 용 큐베이스까지 포함해서 총 8카피 업그레이드를 구매해야 하는데 매년 이런 식의 정책이 유지된다면 언젠가 큐베이스가 아닌 다른 DAW로 교체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비용의 문제도 있지만 그 이전에 매년 연말마다 뭔가 괜히 당하는 듯한 느낌이 불쾌하기도 하다.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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