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하이저의 HD600 에 관해선 많은 리뷰들이 있다.그러나 대부분 오디오파일이라고도 불리는 하이파이 오디오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나 PC-FI(피씨파이)라고 하는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정보들은 많지만 음악을 만드는 실제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글은 많지 않았다.그래서 간단히 이 헤드폰의 장,단점을 정말로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해본다.

-장점

1.편안하다 : 여전히 모니터링용 헤드폰들은 밀폐형이 대세다.밀폐형 헤드폰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점 말고는 장점보단 단점이 훨씬 많은 형태의 제품이다.그 중에 착용시 그 특유의 답답한 느낌은 헤드폰을 멀리하고 싶어지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사실 어떤 헤드폰이든 착용시의 압박감은 조금씩 있기 마련이지만 HD600은 그런면에서 기존 밀폐형들보다 훨씬 편안한 착용감을 보여준다.착용감 자체도 훌륭하며 이어패드도 아주 부드럽고 헤어밴드가 머리를 누르는 느낌도 작은편이다.게다가 저 큰 그릴 사이로 공기 순환도 된다.

2.자극적이지 않은 사운드 : 헤드폰으로 오래동안 작업하면 두통이 찾아온다.특히 특정 대역들에 이상한 레조넌스가 모여 있는 소니 MDR-7506같은 헤드폰은 심할땐 이명현상도 생길 정도이다.반면 HD600 경우엔 어디 한 대역도 돌출되지 않은 플랫한 느낌을 주며 과하게 울리지도 과하게 쏘지도 않아서 장시간 착용하고 작업할 수 있다.또한 한가지 더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트랙간의 밸런스가 스피커와 비교해도 괴리감이 아주 작은 편이다.대부분 밀폐형 헤드폰들은 정말 소스 확인용도나 녹음시 모니터링 용도로만 가능할 정도인데 HD600은 어느 정도 믿고 밸런스 조절을 해도 되는 정도이다.추후 스피커로 확인을 해서 수정한다는 전제하라면 급할 땐 어지간한 믹스 정도는 헤드폰만 믿고 해도 된다.

3.교체 부품 수급의 편리함 : 케이블의 경우 분리형이라 단선 등의 불량이 나더라도 그저 케이블만 교체해버리면 된다.이어패드도 헤어밴드 폼도 다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여타 회사들이라고 이런 부분들이 약한건 아니지만 해마다 바뀌는 수입처들 때문에 AS나 부품 수급이 생각보다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제나이저의 경우 사실 어떤 샵에서도 구할 수 있다는 점이 꽤 메리트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단점

1.가격 : 비싸다.그러나 가끔 아주 싸다.무슨 말인가 하면 정가 그대로라면 꽤 비싼 가격대의 헤드폰으로 들어가지만 잘 살펴보면 종종 싸게 구할 수 있다는 말이다.내 경우엔 정가대로 비싸게 샀는데 가까운 지인은 압구정 세에라자드 이전 리오픈 할인으로 30 퍼센트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그리고 블랙프라이 데이라던가 무슨 할인 무슨 할인 등등으로 연간 몇번은 할인을 해서 중고가격에 신품을 살 수 있는 정도이다.도매가가 생각보다 낮은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젠하이저라는 유명 회사의 플래그쉽 스테디 셀러 모델에 이런 고무줄 가격 정책을 펼치는 건 좀 잘못된게 아닌가 한다.

2.소리가 새어나간다 : 오픈형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각보다 많이 새어나간다.조금 과장하면 헤드폰을 쓴 사람말고 옆에 앉아 있는 사람도 새어나가는 소릴 듣고 튠 작업 정도는 가능할 정도이다.개방감이 주는 쾌적함 뒤엔 이런 단점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라인녹음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녹음시 모니터링 용으로는 사용 불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3.디자인 : 이건 개인 취향이라 뭐라 말하기 힘들겠지만 생각보다 이쁘진 않다.그냥 헤드폰만 보면 이쁘다.나도 상당히 이쁜 느낌의 헤드폰이라 생각했었다.아마 이 헤드폰을 처음 사보는 사람은 사진보다 실물이 더 이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직접 착용하고 셀카라도 한장 찍어봐라고 말하고 싶다.나는 HD600 세개를 셋이서 동시에 쓰고 모니터링 한적이 있는데 그 때 사진을 누군가 찍어둬서 한참 후에 보고서야 알았다.이 헤드폰이 잘 어울리는 두상은 생각보다 드물다는 걸.

이상 HD600 헤드폰의 장,단점을 실제 작업에 사용할때 느낀 점들을 나열해봤다.사실 더 세밀하게 옴수가 어떻고 임피던스가 어떻고 하는 등의 기술적 설명들을 늘어놓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그게 무슨 그런 큰 의미가 있을까 싶다.직업적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 이 저항값 운용이 안된다면 헤드폰의 잘못이 아니라 작업환경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다.다 떠나서 사운드는 훌륭하다.자칭 오디오 파일이라는 사람들이 말하는 저역대가 어떻고 고역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트랙간 밸런스를 맞추기 용이하며 인벨롭에 따른 응답속도도 예민한 편이며 이펙터 양감도 잘 표현된다라고 말하고 싶다.토니 마제라티(tony maserati)의 경우에도 바쁜 스케쥴로 인해 호텔에서 믹스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항상 HD600으로 작업한다고 들었다.물론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대기중인 직원들이 믹스본을 스피커로 확인하는 공정은 있다고 하지만 적어도 월드 클래스의 믹스본도 이 헤드폰에서 시작된다는 건 재밌는 일이 아닌가 싶다.툭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이 헤드폰의 리뷰로 온라인에 존재하는 어떤 장,단점은 크게 공감하진 못했지만 그와는 또 다른 의미로 작업시에 여러가지로 유용하다는 점은 꼭 강조하며 글을 마치겠다.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