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인치 급 이상의 풀할로우 바디를 사려고 생각하고 이것 저것 악기를 많이 알아봤었다. 깁슨 계열의 ES-175 라던지 또는 디안젤리코(D'angelico)나 다퀴스토(D'aquisto) 또는 이스트만(Eastman) 등도 알아봤고 아이바네즈의 조지벤슨 모델인 GB-10 부류의 악기도 염두에 두었었다. 또한 좀 더 저가형인 피어리스에서 나오는 재즈기타들이나 아예 고가로 가서 쉐도우스키/샤도스키(sadowsky)까지도 고려했다.
일단 악기를 고를 기준을 먼저 좁혀야 했는데 픽업 사운드가 일렉트릭한 느낌보단 우디한 소리를 내줄만 한 놈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 거기에 라미네이티드 상판을 가진 악기는 제외하고자 했다. 솔리드 상판에다 또한 언플러그드 상태의 톤도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원픽업 악기를 상정했다.(풀할로우 기타에 픽스드 픽업이 두개나 박혀있는 건 좀 멋이 없는 듯) 픽업은 가능한 플로팅 픽업을 쓰는 놈으로 원했었다. 거기다 씬바디들도 제외, 금속 새들 악기도 제외.
이렇게 여러 조건들을 생각하다보니 처음 고려했던 악기들 대부분이 한,두가지씩이 기준에 벗어나 고려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찾다 찾다 결국 들여온 기타는 푸르크(Furch)에서 나오는 A17-21 SF라는 기타가 되었다. 푸르크라고 발음하는게 틀릴 수도 있으나 일단은 국내에선 그렇게 부르는 듯하니 푸르크로 명시하려고 한다.(유럽애들은 퍼~취라고 발음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더라만)
일단 푸르크는 체코의 루시어 이름이다. 본인의 이름을 따서 브랜드 네임으로하여 악기를 제작하는 흔한 케이스. 국내에선 어쿠스틱 기타들로 더 유명한 듯 하다. 실제로도 푸르크는 풀할로우 바디 기타를 짧은 몇년간만 생산하였기에 지금은 신품을 구매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내가 산 모델은 앞서 말했듯이 A17-21 SF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7인치 바디에 21프렛 악기이다.SF는 스탠포드(Stanford)의 약자라던데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다. 푸르크에서 만든 풀할로우 재즈기타들 중에 가장 고가의 모델이다. 솔리드 스프루스 상판에 플레임 메이플 측후판으로 만들어져 있고 픽업은 켄트 암스트롱의 플로팅 픽업이 달려있다. 볼륨과 톤놉이 픽가드 위에 있는 형태이고 로즈우드 브릿지를 가지고 있다. 넥은 마호가니이며 헤드머쉰은 쉘러가 달려있다.기본 제공되는 하드케이스는 히스콕스(Hiscox)의 케이스인데 상당히 견고하고 케이스에 자체 습도계가 달려있어 관리도 수월하다. 너트 너비는 43mm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이즈.
소리는 아주 훌륭한 편이다. 일단 언플러그드 사운드가 무척 좋다. ES-175나 GB-10등의 아쉬운 어쿠스틱 사운드에 비해 훨씬 더 좋은 언플러그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푸르크라는 루시어가 원래 주력인 분야가 어쿠스틱 기타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충분히 울림 잘 느껴지는 큰 사운드에 이쁘고 단정한 울림이 그냥 어쿠스틱 기타로도 메리트가 있을 정도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훌륭한 편이다.
일렉 사운드 역시 무척 마음에 든다. 어쿠스틱의 울림이 좋았던 만큼 픽업 사운드도 기대하게 되는데 켄트 암스트롱(Kent Amstrong)의 이 플로팅 픽업은 정말 기타 자체의 울림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끌어올려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수많은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GO-TO 픽업의 대명사 격이 될 만한 자격이 있다고 느껴진다. 앞으로도 켄트 암스트롱,베네데토,디알몬드 픽업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켄트 암스트롱을 주저없이 고를 수 있을 거 같다. 플로팅 픽업과 로즈우드 브릿지의 영향인지 픽업 사운드는 상당히 우디한 톤을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일렉트릭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풀할로우 기타인 ES-175나 아이바네즈 조지벤슨 모델들도 좋아하긴 하지만 그 사운드들은 ES-335등의 세미할로우 악기나 지금 쓰고 있는 PRS 할로우바디 악기로도 충분히 낼 수 있는 사운드라 풀할로우의 진짜 매력은 우디한 사운드를 내주는 악기들에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이 악기를 가지고 노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언플러그드 사운드나 픽업 사운드나 어느 쪽도 다 훌륭하다. 현재는 하이 텐션 플랫와운드 스트링이 걸려 있는데 다음엔 좀 더 로우텐션의 플랫 와운드나 아예 라운드 와운드 스트링도 한번 걸어서 테스트해볼까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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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캐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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