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여러 스피커를 사용해봤다.어떤 때엔 모니터 스피커를 동시에 4조나 사용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스피커를 써왔는데 현재까지 나에게 최고의 모니터 스피커가 뭐였는지 돌아보면 단연 야마하의 NS-10M studio이다.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것들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일단 텐엠은 오래전에 단종된 구식 패시브 스피커다.또 신품을 살 수 없으니 중고만 구할 수 있다.게다가 오래된 연식만큼 상태 좋은 놈을 만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7인치 급의 우퍼 사이즈를 가졌으면서도 액티브 5인치 스피커 급 이하의 저음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앰프 선택에 따라 소리가 휙휙 바뀌니 조합의 고민도 필요하다.트위터가 잘 고장 나기로도 유명하다.그리고 못생겼다.그런데도 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텐엠을 여전히 애지중지해 하며 어떤 녹음실에 가도 항상 존재하고 있는걸까?각자 텐엠을 쓰는 이유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내가 오랫동안 텐엠을 쓰면 느낀 막강한 부분들에 대해서 먼저  나열해보겠다.여기서 말할 텐엠은 일반적으로 가장 흔히 말하는 NS-10Ms 즉 옆으로 눞혀서 쓰는 텐엠 스튜디오 모델임을 먼저 말하고 시작한다.



1.저음부족 - 아이러니 하지만 단점인 동시에 장점이다.요즘 대부분 6,7,8인치 급 이상의 액티브 스피커 대부분은 당연하고 심지어 4,5인치  급의 스피커들도 저음 재생 한계가 7인치 급인 텐엠보다 우수한 경우가 많다.요즘 나오는 액티브 스피커들에 비교하면 텐엠은 그야말로 저역이 쏙 들어간 궁핍한 소리일 수도 있다.하지만!! 단언컨데,난 아직도 개인 작업실에서 50Hz 조차 제대로 모니터할 수 있는 룸 어쿠스틱을 갖춘 공간을 본 적이 거의  없다!!심지어 상업 녹음실의 컨트롤 룸들 중에서도 이 조건에 못 미치는 곳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좋은 컨버터와 좋은 스피커를 구비해놓고 엉망진창의 소리를 들으며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을 숱하게 보았었다.아니, 사실 정상적인 소리를 들으며 작업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다.예전에 포스팅한 룸 어쿠스틱 글에서도 간단히 말한적 있지만 ,나쁜 청취 환경의 대부분 문제점은 거의 다 저역에서 비롯된다. 대부분의 한정된 공간에서 저역을 컨트롤 하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상당한 베이스트랩이 필요하고 그 마저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내가 겪어본 봐로 그 정도의 저음 컨트롤 능력을 갖춘 공간에서 일하는 개인작업자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 훌륭한 저역 재생능력을 가진 값 비싼 액티브 스피커들이 결국 청취환경을 망치고 있는 셈이다. 단언하는데 룸 어쿠스틱을 충분히 제어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모니터 스피커는 쓰지 마라. 차라리 헤드폰을 쓰는게 훨씬 낫다.그래도 꼭 스피커를 써야겠다면 엔에스 텐엠을 써라.그게 가장 좋은  절충안이 될 것이다.텐엠은 그 어떤 스피커보다도 룸 어쿠스틱의 문제점에 영향을 가장 적게 받는 스피커이다. 대부분 사용자들이 액티브 스피커에 속아 엉뚱한 소리를 만들어 나가는 동안 텐엠 사용자만이 그나마 가장 뉴트럴하게 모니터하고 있을 것이다. 간헐적으로 헤드폰이나 다른 스피커로 저역만 체크해주면 된다. 이건 전혀 귀찮은 과정이 아니다.텐엠의 꽤 높은 저역 롤오프 프리퀀시는 마법처럼 대부분 환경의 저역 문제점을 극도로 줄여주어 나머지 전 대역의 정교한 모니터링을 보장해준다.이 정도라면 다른 방법으로 저역 체크를 해주는 수고보다 훨씬 더 이득이 많다고 느낀다.모니터 스피커는 더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 존재하는게 아니라 더 정확히 듣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액티브 스피커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 스피커가 놓인 공간과의 조합은 작업자의 귀를 항상 속이고 있다. 그나마 가장 거짓말을 적게 하는 놈, 그게 바로 엔에스 텐엠이다.




2.평면적인 정위 - 텐엠의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앞뒤의 정위감이 다소 부족하다.어떤 음악을 들어도 앞뒤의 깊이가 다이나믹한 차이가 들리지 않는다.Depth 라고도 불리는 이 앞뒤의 정위감은 여러 요소로 결정되는 부분이다.대부분 최신의 액티브 스피커들은 이 깊이감이 상당히 잘 표현되어져 믹스시 약간의 컨트롤로도 충분히 Depth가 표현이 된다.그러나 이런 방식의 작업의 맹점은 ,작업자가 충분한 깊이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여 믹스를 마무리 하였더라도 대부분의 청취자 환경에선 그 정위감이 제대로 표현되기 힘들다는 점이다.일반적인 이어폰,헤드폰은 물론이며 TV스피커나 PC스피커,자동차의 오디오 시스템,카페같은 곳에 설치된 매장용 스피커 등등 대부분의 환경에선 믹스시 의도한 깊이감보다 훨씬 적게 느껴지기 마련이다.문제는 절대 다수의 청취자는 이런 환경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점이다.엔에스 텐엠은 정위를 확실하게 잡아야 믹스시에 충분한 양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이 경우 왠만한 환경에선 청취자 역시 그 깊이감을 잘 느낄 수 있게 된다.텐엠은 모니터 스피커이지만 일반인들의 청취 환경에 가장 잘 부합하는 스피커라는 점이 텐엠의 가치를 더욱 크게 만들어준다.텐엠에서 필요한 양의 Depth를 조절했다면 청취자도 반드시 느낄 수 있게 된다.



3.엄청난 중역대의 해상도 - 텐엠은 비교적 우퍼 사이즈가 큰 스피커에 속한다.7인치의 우퍼 사이즈임에도 저역 롤오프 프리퀀시는 60Hz로 상당히 높은 편이고 크로스오버 주파수 역시 2KHz로 일반적인 모니터스피커들이 3~4KHz가 많은걸 감안할 때 우퍼가 담당하는 레인지가 아주 좁은 편에 속한다.우퍼는 큰 사이즈 인데 비해 담당하는 주파수 대역은 상당히 좁다.결국 물리적으로 여유로운 드라이버 설계가 가능한 것이고 그 결과 중역대의 해상도가 굉장히 뛰어나다.그리고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음악적인 요소들은 중역에 몰려 있기 마련이고 특히나 보컬을 디테일하게 체크하기엔 정말 용이하다.스탠다드한 믹싱이 킥을 먼저 잡느냐 보컬을 먼저 잡느냐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생각해도 중역대의 모니터링이 우수하다는 것은 굉장한 잇점이 된다.텐엠은 놓치기 쉬운 중역대의 디테일함을 여지없이 명확하게 들려주는 중역대의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다.내가 예전에 쓰던 스피커 중에서 텐엠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아주 훌륭했던 제품이 독일산인 MEG(ME-Gaithain)의 RL 시리즈 스피커인데 중역의 해상도 만큼은 10m을 따라오지 못했다.가격은 무려 텐엠의 열배는 될 법한 고가의 스피커였지만 중역대 해상력 만큼은 10m이 앞설 정도였다.대부분의 음악적 요소가 다 몰려 있고 부딪힐 수 밖에 없는 혼잡한 중역대를 더 디테일하게 체크할 수 있다는 점은 모니터 스피커로서의 아주 강력한 장점이다.


4.빠른 트랜지언트 응답 속도 - 개인적으로 스피커든 마이크이든 프리앰프이든 간에 어떤 장비를 살펴볼 때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중에 하나가 트랜지언트 응답 속도인데 텐엠의 트랜지언트 표현 능력은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한다.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스피커 중에 제네렉(Genelec)의 제품들이 또 다른 업계 표준 스피커 중에 하나인데 제네렉 스피커들은 트랜지언트 반응 능력이 텐엠만큼 타이트 하지가 않다.그런 이유로 소스의 급격한 트랜지언트들을 다소 둥글게 처리하므로 듣기엔 더 이쁘고 무난한 소리로 들려주긴 한다.하지만 청자들은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음악을 듣기 마련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듣는 어떤 이들에겐 다듬어지지 않은 트랜지언트들은 소위 말하는 깨지는 사운드로도 들릴 수 있다.그래서 모니터 스피커의 트랜지언트 표현 능력은 매우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이다.이 뿐만 아니라 싫든 좋든 현대의 음악인들은 음압전쟁(Loudness War)이라 불리는 흐름에서 자유로워 질수 없기 마련이여서 결국 컴프레서나 리미터 계열의 이펙터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다.컴프레서나 리미터의 어택 타임을 더욱 디테일하게 듣기 위해서는 빠른 응답 속도를 가진 스피커가 정말 중요하며 텐엠은 그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는 몇 안되는 스피커 중에 하나이다.


5.정확한 이펙터 양감 - 앞서 말했던 정위감이나 트랜지언트 반응 속도랑 연관이 있는 부분인데 이펙터의 양감을 조절하기에 아주 적절한 특성을 가졌다.일단 Depth가 깊지 않은 터라 공간계 이펙터를 사용할 때 의미있는 리턴 양을 잡아야 명확히 모니터링이 가능하다.요즘 액티브 스피커들 중엔 리버브 테일이나 딜레이 피드백이 제법 과하게 강조되어 들리는 제품들이 꽤 많다.적절한 양의 공간계 이펙터 또는 타임 계열 이펙터나 플러그인을 세팅했다고 생각해도 믹스시 의도된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거나 청자에겐 전달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다.텐엠의 경우 딱 필요한 만큼 이펙터 양을 설정하면 그걸 그대로 믿어도 될 정도의 밸런스를 가지고 있다.공간계 분만이 아니라 앞서 트랜지언트 부분에서 말했듯이 다이나믹 계열의 프로세싱에도 정확한 모니터링을  하는데에 훌륭한 스피커이다.예전부터 이펙터 양은 들리는 것보다 조금 적게 하라는 이야기가 돌아 다니는데 텐엠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냥 들리는데로 프로세싱하는게 적절한 편이라고 느낀다.


6.예민한 밸런스 - 이 역시 앞서 말한 정위감과 연결된 부분인데 비교적 깊지 않은 한정된 공간에 소스들이 배치되어 들리는 편이라 트랙끼리 조금만 부딪히거나 어딘가 불필요한 레조넌스가 돌출될 경우엔 굉장히 티가 많이 난다.즉 믹스시에 일반적으로 예쁘게 들려주는 스피커라면 인지하지 못할 문제점들을 놓치지 않고 작업자에게 인식을 시켜준다는 점이다.(저역 밸런스를 제외하고) 믹스시 텐엠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하나씩 다 해결했다면 그 어떤 스피커에서 들어도 별 문제가 없이 들린다.모니터 스피커가 해야할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이며 이 역할을 정말 잘 수행해준다.작업하는 동안 정말 기분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피커들은 많지만 그런 스피커들은 정작 문제점들도 얼렁뚱땅 넘어가게 되는 위험요소 역시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텐엠은 그런 스피커보다 다소 재미없는 사운드일지 몰라도 문제를 정확히 짚어주는 예민함을 가지고 있기에 오늘 날 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



7.레퍼런스로서의 가치 - 수 많은 음악들이 텐엠으로 작업되어 졌다.이제껏 발매된 전 세계 모든 음악들을 통털어서 믹스시 가장 많이 사용된 스피커는 단연 텐엠일 것이다.업계 표준, 즉 레퍼런스로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져 왔고 지금도 스튜디오 어딜 가든 서브로서의 텐엠은 하나쯤 다 갖추고 있을 정도로 업계 표준 스피커로 깊이 자리매김하고 있다.텐엠으로 작업을 했을 경우 어디서든 템엠으로 다시 모니터하며 후반 작업할 수 있는 경우가 무척 많다.이 장점은 생각보다 큰 부분이다.후반 작업시 외부에서도 자신의 밸런스와 스튜디오의 라지 포맷 밸런스를 오가며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한 이득이 된다.

이제까지 이런 저런 텐엠의 장점들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나열해봤다.물론 단점 역시 준명한 스피커이다.알려진 대로 초저역 체크가 어렵다는 점이나 눞혀서 쓰기에 트위터와 우퍼의 거리가 더 벌어져서 생기는 위상의 약점,더 이상 신품을 구매할 수 없기에 느끼는 심리적 불안감 등등..여러 약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반해 작업시 누릴 수 있는 장점들 역시 아주 다채로운 훌륭한 스피커이다.다시 말하지만 작은 공간에선 텐엠이 최고다.또한 넓은 곳에서도 서브로서 하나는 꼭 갖추고 있으면 무척 도움이 많이 된다.액티브 스피커에 익숙하고 텐엠의 소리를 처음 접하는 젊은 분들은 소리가 뭐 이렇지 하며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업이 거듭될 수록 텐엠은 그 역할이 너무 분명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