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브(Neve)라는 이름은 음악하는 사람들에겐 퀄리티를 보장하는 보증같은 의미의 단어이다.적어도 음악판에선 루퍼트 니브는 단순한 장비 설계자가 아닌 어떤 아이콘이 되어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그 만큼 유능하고 훌륭한 설계자이지만 그가 지금도 새로운 장비를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다는 걸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빈티지 1073 프리앰프나 빈티지 니브를 복각하는 기기들도 좋지만 그 사이에 니브 본인 역시 시간이 흐르며 진화하고 발전했을 터이고 여러 경험끝에 지긋한 노인이 된 현재에 만들어내는 장비는 그의 경험과 생각들이 축적된 결과물임이 분명하니 꼭 한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현재 루퍼트 니브의 이름이 박힌 , 그가 직접 만들어내는 장비는 Portico(포르티코) 라인의 제품들 뿐이며 나 역시 포르티코의 제품 세 가지를 만족스럽게 사용중이다.그 중에 포르티코 5015 라는 채널스트립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보겠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하프랙 사이즈에 프리앰프,필터,컴프레서가 들어간 알찬 구성의 채널스트립이다.프리앰프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컴프레서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둘 다 동시에 사용가능함은 물론이고 몇대의 포르티코 장비를 싱크 시켜서 사용하는것 도 가능하다.프리단은 6dB 스텝으로 움직이는 인풋게인과 그 단계 사이의 레벨을 메워줄 수 있는 +,- 6dB 조절이 가능한 아웃풋 트림이 있다.여기에 하이패스 필터,즉 로우컷 필터가 달려 있고 페이즈 인버트, 즉 위상반전 버튼과 더불어 뮤트 버튼까지 갖추고 있다.하나 중요한 부분은 Silk(실크)라고 적힌 버튼인데 프리의 성향을 더 빈티지한 느낌으로 바꿔준다.단순한 이큐가 아닌 배음구조의 변화가 있는 다른 사운드를 내어주기에 실제 두가지의 프리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이 실크 버튼은 루퍼트 니브가 아멕(AMEK)에 있을 때 설계한 장비들에도 있었는데 그 때 역시 두가지의 프리를 쓰듯이 사용가능했으나 개인적으론 5015의 실크 버튼이 더 마음에 든다.설명에 나와있듯이 '추억의 따듯하고도 시원한 사운드' 를 강조해주는 느낌이다.To Buss라는 버튼은 위 사진이 구형 5015라 그런데 신형엔 To Comp라는 이름의 버튼으로 대체되어 있다.To Comp를 누를 경우 뒷 단의 컴프레서로 신호를 보내고 누르지 않을 경우엔 프리앰프 단만 사용된 상태로 시그널을 출력한다.

컴프레서 단은 일반적인 컴프레서의 파라미터들을 가지고 있는 옵토 컴프레서(Opto-Compressor)로 이루어져 있고 사이드체인 링크 버튼도 있으며 컴프 바이패스를 시킬 수 있는 In 버튼도 있다.하나 눈 여겨 볼 부분은 FF/FB 버튼인데 피드백(Feed Back)/피드포워드(Feed Foward)를 의미하며 시그널 디텍팅 방식을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롤 변경해준다.이로 인해 악기에 좀 더 잘 어울릴 FF와 보컬에 좀 더 잘 어울릴 FB 두가지 컴프레서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마치 루퍼트 니브가 설계했던 CIB(Channel in a Box:채널 인 어 박스) 채널스트립의 컴프단에 있던 &MM(And Much More) 버튼이 두가지의 컴프를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주던 것 처럼 비슷한 방식의 유니크한 설계라고 볼 수 있다.

사운드에 관해선 개인적인 의견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어느 정도 니브의 여러장비들과 여러 니브 복각 장비들을 사용해본 경험을 토대로 말해보겠다.간단히 말하자면 포르티코의 사운드는 '니브 사운드의 완성형'이라고 말하고 싶다.빈티지 니브는 훌륭한 장비다.과거 많은 음악들이 그 빈티지 니브의 컴프레서,프리앰프,콘설을 사용하여 만들어 졌고 그게 곧 음악계의 역사가 되다시피 한 면도 있다.그러나 니브 본인은 그 초창기의 장비들을 미완성의 시기에 만들어진 것들로 평하곤 한다. 그 후 포커스라이트(Focuslite)에 근무하며 그 유명한 레드,블루,그린 프리들을 설계/제작했고 ISA 220 같은 프리의 설계에 관여하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한 후에 포커스라이트를 떠나 AMEK에서 시대의 명작이라 할 만한 9098시리즈와 CIB,DMCL 같은 장비들을 만들어낸다.개인적으로 빈티지 니브 장비보다 AMEK의 장비들을 더욱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더 유연해진 톤에 있으며 현재의 루퍼트 니브가 만들고 있는 포르티코의 장비들은 그 특색을 더욱 발전시켜 완성한 기기들이라 생각한다.5015는 니브의 프리와 컴프가 들어가 있는데 빈티지 니브와는 다른 사운드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더욱 완성된 사운드라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무척 많았다.빈티지 니브나 복각 니브들이 너무 강한 어택에 땡땡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한쪽으로 쏠린 사운드였다면 포르티코는 훨씬 더 음악적으로 유려한 사운드라고 느껴진다.충분한 어택과 질감을 가지면서도 밀도감 역시 훌륭하며 풍부함도 놓치지 않은 그야말로 니브의 발전형이라고 생각한다.어떻게 보면 특색이 다소 줄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발전된 사운드의 형태라고 생각한다.컴프레서 역시 CIB가 그랬던 것 그 이상으로 정말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왠만한 단독 컴프레서 아웃보드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훌륭한 컴프레서다.악기나 보컬이나 다재다능하게 사용가능하며 컴프레서 아웃단의 트랜스포머로 누릴 수 있는 새츄레이션 역시 훌륭하다.

루퍼트 니브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천재라고 생각한다.빈티지 니브도 훌륭하지만 그 때 그 니브 이상의 니브가 현재의 루퍼트 니브가 아닐까.유독 국내엔 포르티코의 장비들이 덜 알려져 있는 느낌인데 책상위에 간단히 올려둘 고품질의 채널스트립,컴프레서,프리 등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꼭 포르티코의 장비들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5015외에도 50XX 시리즈의 몇가지 장비들이 더 있으니 참고해보면 좋을 거 같다.RND(Rupert Neve Design)의 포르티코(Portico) 하프랙 50XX 시리즈 정보를 기재하며 글을 마무리 하겠다.

5012(투 채널 프리앰프),5015(원채널 채널스트립:마이크 프리앰프+컴프레서),5017(원채널 채널스트립:마이크 프리앰프+Di,5032(원채널 채널스트립 마이크 프리+이큐),5033(5밴드 이퀄라이저),5043(투채널 컴프레서),5042(테잎 새츄레이터)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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