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방음부스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건 대략 2000년대에 들어와서 였던걸로 기억한다.지금은 많은 업체들이 생겨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가격 경쟁력도 좋아졌지만 초창기엔 별로 그렇지 못했다.지금은 그때보다 제품 품질이 더 나아졌지만 태생적 한계는 여전하기에 이동식 방음부스의 장단점을 간단히 말해보겠다.

방음은 기본적으로 방안에 또다른 독립적인 방을 만드는 개념이라 이동식 방음부스 역시 그 기초 개념엔 충실한 컨셉이다.그러나 이동식이란 말에는 역시나 작은 사이즈의 공간이란 의미가 어느정도 내포되어 있기에 좁은 공간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이동식 방음부스를 사용해본 기억을 더듬어 장,단점으로 나누어 이야기 해보겠다.

-장점-

1.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 : 아는 선배가 집 복층공간에 맞추어 주문제작해 넓은 사이즈로 설치한 것도 본 적 있고 작은방에 전체 사이즈에 딱맞게 설치한 것도 본적 있으며 심지어 베란다에 길게 설치한 것도 본적이 있다.물론 실제 방음공사도 어디든 가능하지만 방음부스는 기존 기성 사이즈외에도 다소 수정 주문이 가능하여 입맛에 맞게 설치가 가능하며 미리 그 형태를 짐작해보기 수월한 면이 있다.

2.이동이 가능하다 : 이름에 이미 설명된 말이겠지만, 정말 조립식이라 어디든 짧은 시간내에 설치와 분해가 가능하다.무게가 꽤 나가기에 성인 남성 둘 이상이 있어야 하지만 전문 이설팀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조립/해체가 가능한 정도의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다.

3.합리적인 가격이다 : 사실 이동식 방음부스가 실제 방음공사에 비하여 가격적 메리트가 크다고 할 순 없지만 이동식 부스는 필요없게 되거나 이사를 가거나 할 경우 재판매를 할 수가 있다.기존 방음공사 경우엔 철거할 경우 그냥 버려야할 고물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동식 부스는 다소 감가상각이 있을 지언정 중고로 재판매가 가능하기에 초기 비용을 어느 정도 회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4.쓸만한 퀄리티의 방음 성능 : 이동식이면 방음 성능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단 준수한 방음성능을 가진다.적어도 이웃으로부터 민원이 들어올 일은 절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단점-

1.내부의 사운드 퀄리티가 나쁘다 : 공간 자체가 좁은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좁은 공간에 어쩔수 없이 생길 룸모드 문제 등의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또한 작은 공간의 부밍등을 막으려고 흡음이 과하게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저역보단 중,고역을 더 많이 흡수할 수 밖에 없는 광대역 흡음재들이기에 주파수 밸런스도 좋지 못하다.간단히 말해 굉장히 먹먹한 사운드를 들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적당한 반사와 흡음이 밸런스를 이뤄야 하는데 좁은 공간에 디퓨저를 놓는데에도 한계가 있고 외벽 사이즈보다 내벽 사이즈나 높이는 더 작아질 수 밖에 없으므로 어떻게 해도 사운드에 관해선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2.공기순환이 어렵다 : 부스안에 앉아 있으면 땀이 차오른다.좁은 공간에서 사람의 온기와 호흡이 계속 발산되나 자연 환기는 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에어콘을 설치하거나 강제흡기 시스템을 갖춘 부스도 있지만 어떻든 부스 내부의 공기 상태는 상당히 나쁠 수 밖에 없다.개인적으론 정말 다양하고 열악한 환경을 여러가지 경험해오며 음악을 해왔지만 가장 답답하게 느껴졌던건 이동식 방음부스 였다.

3.이동 설치가 반복될 수록 방음 성능은 낮아진다 : 조립식의 한계인데 해체/재조립이 반복되면 여기저기 마모되는 부분들이 생기기 마련이라 방음 성능은 조금씩 낮아지게 되어있다.

4.낡은 건물의 경우엔 건물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 이건 내가 직접 본 경우는 아니지만 당시 이설팀 실장이 말하길 건물 골조가 워낙 부실한 공간의 경우엔 저 무거운걸 설치하면 한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마련이고 건물자체에 균열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했었다.그런데 이건 실제 방음 공사를 할 경우에도 조적공사가 들어가는 지점엔 건물 설계도 자체를 확인하여 균열이 생길 소지가 있는 곳은 피하는게 상식이니 이동식 방음부스만의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다.

그럼 이동식 방음 부스는 어떤 사람들이 쓰면 좋을까?내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나 참고해 볼만한 의견일 수도 있으니 한번 말해보겠다.

1.실용음악과,음대,유학 등을 준비중인 입시생 :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연습에 몰두해야 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취미로 악기를 다루는 성인 : 악기가 조용한 거라면 몰라도 시끄러운 악기라면 민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어책으론 훌륭하다.

3.아이들 연습용 업라이트 피아노를 놓고 싶은 경우 : 방음이 취약한 아파트다,빌라 등에선 업라이트 피아노를 놓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이동식 부스 정도면 피아노의 방음 정도는 문제없이 처리될 것이다.

4.진지한 모니터링이 필요없는 미디작업이나 오디오 편집 :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24시간 작업을 지속하는데에 의의를 둔다면 충분히 제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고 본다.하지만 믹싱같은 정교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 비추한다.그 어떤 헤드폰을 쓴다해도 모니터링 환경은 이동식 부스보단 나을 것이다.

이래저래 내가 경험하고 느낀 이동식 방음부스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다.사실 초창기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사운드앤노이즈 같은 회사는 일본 업체와 기술제휴로 런칭된 회사였지만 요즘은 유사한 업체가 너무 많이 생겨서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고 시장에 풀리는 물건들이 너무 많은게 아닌가 싶다.일례로 국내 유명 엔터테인먼트 녹음실 공사를 요즘 유명한 이동식 방음부스 업체에서 진행을 한 결과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가관이었다.어설픈 마감처리에 심지어 패치들의 전기노이즈까지...이동식 방음부스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충분히 시연해보고 고민한 후에 결정하기를 권하고 싶다.아무리 포터블의 개념이라고 해도 한번 설치하고 분해하고 하는 일이 거의 이사에 준하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또한 여건이 허락한다면 이동식 방음부스 보다는 좀 더 검증된 회사의 실내방음을 하는 편이 여러모로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