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사이즈 랙 장비를 계속 써오던터라 하프랙 기기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방에 그 편견을 싹 지워준 기기가 이 그레이트 리버(Great River)의 ME-1NV라는 프리앰프이다.니브 복각 프리앰프는 정말 여러가지들이 있지만 나는 단연 이 장비에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빈티지 니브 프리앰프들의 장점을 정말 잘 살려내면서도 모던한 기기들의 장점 역시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최고의 프리앰프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기기의 구성과 각 파라미터의 의미를 간단히 설명해본다.

1.Hi-z 인풋 : 뻔한 이야기이지만 Di 단자이다.예전 다른 포스팅에서 Di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 그레이트 리버의 Di단자보다 낫다고 할 놈은 없다.단독 Di제품들보다 더 나은 면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Di 단자이다.엣지감이 살아있고 펀치감도 좋으며 동시에 트랜지언트 응답속도도 상당히 빠르다.FET 방식답게 밀도감이나 시원함 역시 훌륭하다.마이크 프리앰프에 보너스 식으로 끼워주는 Di가 이렇게나 좋을 수가 있나 싶은 정도다.

2.Gain : 입력 게인을 올려준다.이 노브를 높이 끌어올릴 수록 중,고역대의 묘한 배음들이 늘어나며 상당히 색채감있는 새츄레이션 사운드를 들려준다.만약 그레이트 리버가 가진 인풋 트랜스포머의 배음을 극대화 하고 싶다면 이 노브를 많이 올리고 아웃풋 레벨을 낮추면 된다.인풋 게인의 격차가 커지면 마치 다른 프리앰프를 쓰듯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3.Output 레벨 : 말 그대로 아웃풋 레벨을 조정할 수 있다.입력 게인 노브가 단계별로 딱딱 걸리며 움직이는 것에 비해 이 노브는 스무스하게 움직인다.눈여겨 볼 것은 인풋 게인이 5dB스텝이니 아웃풋 트림도 +,- 5dB면 모든 레벨을 커버할 수 있으나 ME-1NV의 트림은 +,- 10dB를 제공하고 있다.이로 인해서 인풋을 올리고 아웃풋을 내리거나 또는 반대로 인풋을 내리고 아웃풋을 올리는 등의 컨트롤로 톤 메이킹 할 수 있는 레인지가 상당히 넓어진다.또한 스펙을 살펴본지 오래되어 수치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헤드룸도 상당히 넓어서 디스토션 없이 꽤 많은 새츄레이션을 주고 아웃풋 레벨 컨트롤로 안정적인 레벨로 끌어내려 레코딩 받기도 무척 수월하다.

4.Polarity/Phantom : 특별할 것 없이 일반적인 위상 반전,팬텀 파워 스위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5.Impedance : 임피던스를 1200옴과 300옴 두 가지중 하나로 설정할 수 있다.대부분의 마이크는 1200옴(버튼 오프)로 설정해두고 쓰면 무난하며 리본 마이크나 다이나믹 마이크의 경우엔 300옴으로 설정해두면 좀 더 유리한 면이 있다.게인값도 살짝 변하며 트랜스포머의 새츄레이션 커브 특성도 바뀌고 트랜지언트 응답 속도도 다소 달라진다.결과적으론 마음에 드는 사운드를 세팅하는게 좋다는 식상한 이야기가 어쩔 수 없이 정답일 거 같다.하지만 두 옵션을 가지고 있는 건 항상 좋은 일이다.

6.Loading : 아웃풋 트랜스포머의 레조넌스 컨트롤을 로딩할 것인지 아닌 지를 결정한다.즉 인풋 트랜스포머와 아웃풋 트랜스포머를 다 가진 기기라는 의미다.아웃풋 트랜스포머는 Sowter Audio의 600옴 트랜스포머를 쓰고 있는데 전형적인 빈티지 방식의 설계다.대부분 아웃풋 트랜스포머는 고역대의 레조넌스를 가지고 있는데 이걸 컨트롤 하기위한 스위치라고 생각하면 된다.아웃풋 로딩 상태로 아웃풋 게인이 드라이브 되면 될 수록 흔히 말하는 Air 대역의 고역대 하모닉스가 증가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상황에 따라 상당히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7.Level LED : VU미터는 없지만 흡사한 레벨링 퀀타이즈를 보여주는 LED이다. 아래부터 차례대로 -22dBu,-12dBu, -2dBu,+2dBu,+10dBu,+20.5dBu의 6단계로 미터링 하고 있으며 인풋,아웃풋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8.후면엔 XLR 밸런스드 인풋과 55 언밸런스드 인풋이 따로 있는데 운용레벨의 차이뿐만 아니라 언밸런스 입력은 아웃풋 트랜스포머를 거치지 않은 소스를 출력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밸런스 입력보다 색채감은 덜 하지만 좀 더 원소스를 깨끗이 살리는 용도로 확실히 유리하다.또한 더 낮은 레벨이라 레코딩시 AD단에서의 피크를 피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후면까지 사운드에 영향을 주는 옵션을 갖추고 있다는 데에서 설계자들의 깊은 고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9.120볼트,240볼트 겸용, 즉 우리나라 환경의 110볼트,220볼트 둘 다 사용 가능한 장비인데 알아둘 것은 위 사진 왼쪽에 전원 케이블 연결 부 아래에 퓨즈가 들어가도록 되어 있고 11볼트 사용시엔 슬로우 블로우(Slo-Blo:퓨즈 불이 천천히 들어오는 방식) 400ma 퓨즈를 써야하고 220볼트 연결시엔 슬로-블로 200ma 퓨즈를 써야 한다는 점이다.전원 케이블 단자 아래에 퓨즈함을 열어서 퓨즈를 넣을 때 110,220 선택이 가능한 구조이다.

이렇게 ME-1NV 의 각 부분들에 대해 설명해봤다.이 프리앰프를 쓰며 느낀 점을 간략히 말한다면 '너무 훌륭하다!!!' 이다.빈티지 니브는 구하기도 힘들고 구해도 유지 보수 역시 힘들며 또한 제대로 된 소리가 나는 좋은 상태의 기기는 더욱 구하기가 힘들다.그렇다면 니브 복각 프리앰프들이 현실적인 정답이다.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유명한 니브 복각이라면 빈텍의 X73류 프리앰프나 좀 웃기게 이름이 바뀐 BAE(브리티쉬 오디오 엔지니어링: 예전엔 BAE 브렌트 에이브릴 이었으나 약자는 그대로 두고 그 의미만 바꾼 특이한 케이스) ,즉 예전의 브렌트 에이브릴의 프리앰프들이 유명하다.다소 좀 도발적인 표현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도 그 장비들을 다 써보고 그레이트 리버의 프리앰프도 써본 입장에선 무조건 ME-1NV의 승리라고 말하고 싶다.빈티지에 초점을 맞춰 다소 밸런스가 무너진 니브 복각 프리들보다 이런 저런 선택자의 활용도를 높이며 빈티지와 모던을 다 누릴 수 있는 ME-1NV야 말로 제대로 된 니브 복각이라고 생각한다.정말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프리앰프 중 하나이다.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