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싱이란걸 진지하게 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막연히 마법같은 플러그인이나 믹싱 스킬에 관한 갈증을 느끼는 시기를 겪게 된다.그 과정중에 많은 종류의 플러그인을 사용해보기도 하고 숙련자의 멀티를 들여다보고 고민도 하며 온갖 자료를 다 찾아보기도 한다.나도 역시 한 때 그런 것들에 깊이 빠져 있던 시기도 있었다.여러 경험 끝에 지금 내가 아는 최고의 노하우는 좋은 모니터링 환경과 곡을 이해하는 능력, 이 두가지가 최고의 무기란 결론을 내린 상태다.하지만 좀 더 디테일하게 스킬적인 부분에서 이야기 해본다면 지금의 내가 느끼는 최고의 스킬을 말해보려고 한다.

그냥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한다. 내가 아는 한 가장 강력한 믹싱 스킬은 오토메이션이다. 누구나 믹싱을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기초적인 요소이지만 아직까지 오토메이션보다 강력한 스킬은 본 적이 없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먹히고 그 어떤 문제도 해결 가능한 유일한 마법이 있다면 그건 오토메이션일거라고 확신한다. 단편적인 몇가지 상황들을 상정해서 간단히나마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레코딩한 공간의 공진 ,즉 룸 레조넌스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당연히 이큐를 사용해 그 대역을 적당히 내려 레조넌스를 줄일 것이다. 그걸로 해결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 상황에선 계속해서 그 대역을 내려두는 건 소스의 필요한 대역들에도 영향을 끼치니 베스트 초이스는 못된다. 이 경우 멀티밴드 컴프레서를 사용해 그 대역의 에너지가 과하게 올라올 때만 컴프레싱이 되도록 설정해본다. 아까보단 다소 낫겠지만 레조넌스가 아닌 실제 필요한 에너지들을 죽여버리는 상황은 여전히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트랙을 복사한 후 필터를 사용해 레조넌스 대역만 극히 좁게 부스팅하고 나머지 대역은 컷을 하여 그 트랙을 키인풋으로 받아 사이드 체인 컴프레싱을 할 수 있을 것이다.한결 나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모든 상황에 적합한 방식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 인가? 간단하다. 그냥 그 레조넌스가 문제되는 타이밍에만 그 트랙의 레벨을 살짝 내리도록 레벨 오토메이션을 하면 된다. 좀 더 정확히 하고 싶다면 그 타이밍에만 해당 대역의 이큐를 살짝 컷하도록 이큐 오토메이션을 하면 완벽할 것이다. 별 거 아니지만 다른 부분에 피해주지 않고 정확히 그 부분만 수술하는 가장 명확한 해법이다. 물론 손이 많이 가는 단순 무식한 방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자는 작업자가 뭘 어떻게 했는지엔 관심이 없고 단지 결과물을 들을 뿐이다. 결과물에 가장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게 바로 가장 좋은 선택이다.


치찰음을 없애기 위해 습관적으로  디에서부터 걸기 보단 몇군데의 레벨 오토메이션으로 심각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디에서는 어떤 경우엔 필요한 트랜지언트들을 죽이기 쉽상이다.립노이즈가 심한 보컬 소스에 고민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많은 부분들이 해결될 것이다.

두 소스가 부분적으로 부딪히고 있다면 원소스의 느낌이 상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습관적인 이큐 스위핑을 하여 최적의 대역을 찾아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한 상태의 다른 부분들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고 그걸 피해 보려고 멀티밴드 컴프나 요즘 누구나 자주들 쓰는 다이나믹 이큐들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하지만 그것들도 완벽한 타게팅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플러그인들을 최적값을 찾기보다 최적 타이밍에만 작동하도록 오토메이션한다면 완벽한 타겟팅이 가능해진다.

들쑥 날쑥한 다이나믹을 가진 소스를 다룰 때면 누구나 컴프레서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 가장 적합한 컴프를 가지고 최적의 세팅을 하더라도 과연 완벽한 해결이 될까? 만약 그 소스의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필요한 만큼의 레벨 오토메이션을 먼저하고 그 후에 컴프레싱을 한다면 최소한의 컴프레싱으로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다 복사한 트랙과 단순히 섞는 패러랠 컴프레싱이 아니라 다른 소스들과의 조합,곡의 음악적 요소들을 고려해 섞는 비율마저 타이밍에 따라 오토메이션을 한다면 더욱 음악적이면서 동시에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프로세싱이 가능할 것이다.

패닝 역시 마찬가지다. 정위가 부딪히는 소스들 간에도 타이밍을 고려해 약간의 패닝 오토메이션을 함으로 인해서 해결 가능한 요소들은 정말 곳곳에 많이 있다.좌우의 정위뿐만 아니라 상하,앞 뒤의 정위들도 곡의 음악적 상황에 따라 조금씩만 배치를 바꿔도 훨씬 좋은 믹싱이 가능한 부분들을 곳곳에 널려있다.

심지어 그루브에 영향을 미치는 오토메이션도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하다. 대부분 리듬이 강한 트랙들은 어디선가 트랜지언트가 겹치기 마련이고 그게 긍정적 상호작용을 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뭉쳐서 그루브를 해칠 때도 있다. 그럴땐 비교접 서스테인이 긴 소스의 트랜지언트들을 음악적인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짧은 페이드인을 하도록 오토메이션을 하면 명확한 트랜지언트와 안정적인 서스테인으로 인해 보다 더 적합한 그루브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누구나 오토튠이나 멜로다인 같은 툴들로 피치는 미친듯이 오토메이션을 하지만 리듬적 요소들에 오토메이션에 인색한 경수가 많은데 이런게 오히려 더 음악적으로 이득인 경우가 정말 많다.

편곡적 요소와 곡 전체의 다이나믹을 고려하여 공간계 이펙터들의 뎁스와 세부 파라미터들 그리고 센드 리턴의 양들을 부분적으로 오토메이션 할 경우 그 음악에 필요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되기도 한다.숏 딜레이 들이 뿌려지는 정위를 오토메이션 할 수도 있고 리버브의 양이나 리버브 테일을 오토메이션하여 음악적 딕션들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또한 코러스나 페이저,플랜저를 이용해 패러랠 프로세싱으로 소스가 강조될 부분과 뒤로 물러설 부분들을 오토메이션하여 보다 더 효과적이고 깔끔한 믹스를 만들기에도 좋다.

마스터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시그널 체인과 어떤 기술적 방법론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음악적인 오토메이션으로 투트랙에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가령 A,B,C 파트가 차례로 나오는 전형적인 구성의 곡이 있다고 하자. A파트에서 단순한 트랙들로 구성되어져 있다가 B파트에서 점점 악기가 추가되며 C파트 시작과 함께 여러 편곡적 요소가 터져 나오는 곡에서 C파트의 임팩트를 극대화 하고 싶다면? 이 경우엔 B파트의 시작부분 부터 C파트가 터져 나오기 직전까지 아주 천천히 리스너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양으로 완만하게 레벨이 점차 줄어들도록 오토메이션하면 된다.별 거 아니지만 이렇게만 해도 C파트 도입부의 임팩트 차이는 생각보다 많이 극대화된다.동시에 A파트 역시 음악적인 다이나믹을 고려해 공간이 많이 비는 부분들을 잘 활용해 눈 앞에 생생히 들리도록, 즉 인유어페이스 효과를 극대화 해줄 수 있는 부분적 오토메이션의 가능성을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몇가지 상황들에 한정해서 이야기 했지만 오토메이션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무궁무진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물론 수고스럽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하지만 동시에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법이다.나 역시 오토메이션을 더욱 많이 활용하며 더 좋은 믹스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됐었고 오토메이션을 꽤나 잘 활용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한번은 운좋게 그 유명한 토니 마제라티의 믹스 프로젝트 본을 목격하고 아직 한참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었다.조금 과장하자면 정말 무수히 많은  오토메이션들 때문에 프로젝트 화면이 시커멓게 보일 정도였다.지금 내 생각은 머리를 효과적으로 쓰고 거기에 더해 손이 가면 갈 수록 믹스는 나아진다고 생각한다.시간이 많이 걸리고 더 힘들 수 있다.하지만 익숙해질 수록, 숙련이 될 수록 점차 작업속도는 빨라지고 더 쉬워지기 마련이다.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좀 더 쉽게 가고 다소 부족한 결과물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좀 더 고생하더라도 더 나은 믹스를 만들 것인가. 시간이 허락하는 상황이라면 후자를 선택하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WRITTEN BY
캐슬롱
DAW,Guitar,Midi,Mixing,Review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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