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시디즈의 의자를 두개 구입했다. T500HLDA air 라는 모델인데 이전에 쓰던 허먼밀러 의자와 너무 똑같은 컨셉과 구조로 카피한 제품이라 비교한 결과를 남겨둔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고 시작하겠다. 시디즈는 허먼밀러와 비교해서 정말 싸구려 몹쓸 의자다. 물론 내가 산 시디즈 의자도 평이 상당히 좋고 시디즈에서도 고가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똑같은 방식의 허먼밀러 의자를 사용해온 터라 디테일한 하나 하나 퀄리티의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비슷한 점 차이나는 점 하나씩 잘 살펴보자.
일단 위 사진은 내가 오랫동안 사용한 허먼밀러의 미라체어이다. 맨 처음 사진의 에어론 체어가 제일 유명한 모델이긴 하지만 에어론 체어는 사이즈가 3가지로 구분되서 나오고 내가 쓰던 미라체어는 한 가지 사이즈로 전체 체형을 커버하기 위한 모델이다. 전체적인 구조는 에어론 체어나 미라체어나 이번에 산 시디즈 에어나 다 비슷하다.
공통된 특징은
1.매쉬소재나 거기에 준하는 소재를 사용해 좌판과 등판의 통기성을 도모했다.
2.좌판의 커브가 있고 착석 넓이를 정하는 옵션이 있다.
3.팔걸이나 등판 틸팅 등 일반적으로 흔한 옵션들을 고급스럽게 잘 구현해뒀다.
4.요추지지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일단 이런 특징들을 다 똑같이 가지고 있고 시디즈는 대놓고 디자인까지 카피해서 대충 보면 시디즈로도 허먼밀러의 퀄리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착각도 든다. 하지만 실 사용을 해보면 하나 둘 성능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똑같은 기능을 가졌지만 어떤 성능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겠다.
(위 사진은 이번에 구매한 시디즈의 T500HLDA AIR 모델이다)
자..디테일한 차이점을 알아본다면...
1.좌판
착석감이 다르다.이 의자들은 모두 좌판이 매쉬소재인고 힙라인이 딱 알맞게 틀어맞도록 곡선 형태다. 일단 여기서 허먼밀러는 엉덩이를 감싸며 딱 들어 맞는 느낌이라면 시디즈는 뭔가 베기는 듯한 어정쩡한 느낌이 있다. 시디즈만 앉아본다면 못느낄 수도 있지만 허먼밀러랑 비교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게다가 허먼밀러가 좌판 전체가 테두리로 고정 되어 있다면 시디즈는 앞쪽이 매쉬가 공중에 떠있는 형태라서 엉덩이를 조금 빼서 앞으로 앉으면 뭔가 가라앉는 느낌이다. 또한 좌판의 넓이도 허먼밀러보다 시디즈가 더 좁아서 덩치큰 사람들에겐 분명 단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허먼밀러는 좌판 앞쪽 끝을 구부릴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허벅지가 좌판에 어디까지 닿을건가를 조정하고 시디즈는 좌판 자체가 앞으로 빠지고 뒤로 들어가는 구조다. 미묘한 차이지만 시디즈는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야만 조정할 수 있는 구조다.
2.팔걸이
이게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인데 정말 시디즈가 혐오스럽게 느껴진 부분이다. 모두 다 팔걸이 높이 조절이 가능한데 시디즈는 가장 높여도 팔꿈치가 닿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팔뚝은 닿지만 팔꿈치는 떠있는 형태가 되어 체중분산이 잘 되지 않아 허리에 하중이 가해지는 비율이 높다는 거다. 이번에 시디즈를 두개 구입했는데 하나는 키 178 남성이 쓰고 있고 하나는 키 182의 내가 쓰고 있는데 둘 다 팔꿈치가 닿지 않는다. 얼핏보면 별 문제 아닌거 같지만 나처럼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군의 사람에겐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앞에 키보드를 두드리거나 마우스를 조작하거나 등등을 할 때 팔꿈치가 닿지 않는 다는건 결국 팔 전체가 떠 있는 셈이 되고 허리 하중이 증가한다. 또한 오래 앉아 있다보면 팔걸이에 하중이 실리는 형태로 자세가 조금씩 변하는데 그러다보면 결국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는 자세가 될 수 밖에 없어서 오래 앉을 수록 허리가 아파지는게 확연히 느껴진다. 적어도 팔걸이는 이 상태보다 10센티는 더 높게 조정되도록 만들었어야 했다. 허먼밀러와 비교했을 때 최대 높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아마도 키가 165이하의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또한 팔걸이 재질 자체가 부드러운 소재를 쓰려고 한거 같지만 허먼밀러에 비하면 무척 딱딱한 재질이라고 볼 수 있다. 높이 조절하는 방식도 조금 다른데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허먼밀러는 팔걸이 바깥쪽에서 조절 하도록 되어 있지만 시디즈는 팔걸이 안쪽, 즉 엄지로 옆구리 사이에 손을 넣어서 조정하는 방식인건데 생각보다 좀 불편하다. 이래저래 디테일한 면들이 꽤 많이 차이가 난다.
3.요추 지지대
간단히 말하겠다. 허먼밀러는 허리를 누가 감싸서 받쳐주는 느낌이 난다면 시디즈는 무슨 야구방망이 같은걸 허리에 누르고 있는 느낌이다. 이건 뭐 직접 해보지 않으면 설명할 방법이 딱히 없는거 같다. 높이 조절 ,깊이 조절 등등 다 비슷하지만 형태가 비슷할 뿐 성능은 확연히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4.틸팅
말 그대로 뒤로 등판이 젖혀지는 기능이다.오래된 구식 의자들에 비한다면 팔걸이도 같이 젖혀지는 센스 정도는 가지고 있는 시디즈도 나쁘지 않을 수 있지만 허먼밀러랑 비교하면 역시나 성능 차이가 난다.다른 부분은 다 생략하고 간단히 허먼밀러 틸팅의 장점을 말해보면 허리가 뒤로 젖혀질 땐 당연히 사람의 신체구조 상 엉덩이나 허벅지의 각도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어 있으며 허먼밀러는 뒤로 젖힐 때 틸팅되는 각도에 따라 좌판의 각도와 깊이도 동시에 움직여서 완벽히 자연스러운 하중 분산과 편한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반면 시디즈는 그냥 단순히 등판이 젖혀지는 것일 뿐이다. 온갖 허먼밀러의 카피를 대놓고 했지만 이 기능은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 말하면 말할 수록 시디즈를 까게 되는 거 같아서 대충 여기까지만 하겠다. 시디즈도 나쁘지 않은 의자다. 만약 키작은 여성이라면 추천할 만 하다. 그런데 평균 키 이상의 남성이나 허리 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에겐 정말 비추한다.
진심이다.
---관련 포스팅---
2017/01/10 - [잡담] - 허먼밀러 수입처 인노바드 쇼룸 탐방
2017/01/11 - [잡담] - 허먼밀러 미라2 의자(Mirra 2 Chair)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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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캐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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